다 읽은 날짜: ~2022/06/25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란 게임은 패키지 게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한 존재이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면서, 학업을 소화하기 위해 게임에 대한 흥미를 직접 플레이하기보단 게임과 관련 문화를 다루는 여러 글을 읽는 것으로 채워나갔다. 직접 플레이하기엔 학업이 너무 바빴으므로, 고등학교 공부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런 내게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무시무시한 게임으로 비쳤다. 한 판에 수십 시간이 필요한 게임, 수백 시간을 해도 뉴비 수준에 머무를 수 있는 게임 등.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겐 이것만으로 범상치 않은 게임이었다. 나는 입시를 마친 후에 문명을 플레이하겠다고 생각해둔 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스물한 살이 되어 이 책을 샀다.
문명 6 구매 - 책 구매 - 문명 6 플레이 - 독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문명 6가 할인할 때 스팀에서 문명 6(와 DLC)를 구매했다. 이후 이 책을 발견해서 샀고, 3월에 봄학기를 시작하면서 대전에 올라갔기 때문에 이 책은 집에서 나를 기다렸다. 그 동안 나는 친구에게 배운다는 느낌으로 문명 6를 실행했고, 총 8시간 가량 플레이했다. 그럼에도 한 판을 마치지 못했고, 나는 아직 어떤 시스템이 플레이에 있어서 핵심인지 모른다. 이후 기말고사를 마치고 본가에 내려왔고, 날 기다리고 있던 이 책을 이번 기간의 첫 책으로 골랐다.
저자는 게임을 취미로 만들고 퍼블리셔에 판매한 경험이 있는 현업 프로그래머였다. 어느 박람회에서 회사 동료인 '빌 스틸리'와 함께 '레드 배런'이란 게임을 하며 게임 개발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직업을 유지한 채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게임을 개발하면서 수입원이 갖춰지자 시간을 들여 기존 회사에서 퇴사했고, 몇몇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로프로즈'를 창업했다. 이후로는 그의 흥미에 따라 다양한 게임을 개발했고, 그 과정에서 만든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 크게 성공하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문명 시리즈를 이루었다. 매 시리즈의 문명에는 수석 게임 디자이너가 있으며, 그들이 주축이 되어 이전 문명의 요소를 계승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문명 시리즈를 발전시켰다.
게임은 '흥미로운 결정'의 연속
저자는 게임 개발에 운명적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저 게임이 '기본적인 삶의 방향'이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게임은 '흥미로운 결정'의 연속이었으니, 이러한 게임을 기본적인 삶의 방향으로 여기며 게임을 개발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철학을 담아 게임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냈다.
덜 무작위적인 것을 더 무작위적이라 느낀다
그가 문명 시리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며 배운 점 중 하나는 '플레이어들은 덜 무작위적인 것을 더 무작위적이라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승률 3대 1의 전투에선 항상 이겨야한다고 생각하고, 1대 3의 전투에선 그래도 이길 확률이 존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여긴다. 또한 확률적으론 희박하게 존재하는 극적인 연승이나 극적인 연패는 플레이어들에게 전투가 무작위적이지 않다고 여기게 만든다. 따라서 시드 마이어는 전투 결과가 연승 또는 연패로 나타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작성했다. 문명 6에서는 한 유닛이 여러 번 전투할 수 있도록 변하면서 이런 알고리즘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내가 직접 경험한 알고리즘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많이 흥미로웠다.
오랜만에 즐겁게 독서할 수 있었다. 게임계의 거장의 삶을 읽어보고 싶거나, 게임의 발전이 궁금하거나, 문명을 감명깊게 플레이한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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